솔직히 저는 축구를 그만두고 나서 한동안 FIFA 온라인 4가 제 일상이 될 줄 몰랐습니다. 직접 뛰는 건 싫어졌는데 축구 자체는 여전히 좋아했고, 그 빈자리를 채워준 게 바로 이 게임이었습니다. 2018년 5월 출시 이후 2023년 FC 온라인으로 리브랜딩된 이 게임은, 실제 선수 라이센스를 기반으로 메시와 호날두를 한 팀에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하지만 막상 오래 해보니 게임성 문제와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습니다.

FIFA 온라인 4에서 FC 온라인으로, 리브랜딩과 게임의 정체성
FIFA 온라인 4는 EA 코리아 스튜디오(구 스피어헤드)가 개발하고 넥슨이 배급하는 온라인 축구 게임입니다. 원작인 FIFA 18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2017년 11월 EA x 넥슨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이후 EA와 국제축구연맹(FIFA) 간의 네이밍 라이센스 계약이 종료되면서, 원작 FIFA 시리즈가 EA SPORTS FC로 전환되었고 이에 따라 FIFA 온라인 4도 2023년 9월 21일 FC 온라인으로 리브랜딩되었습니다.
리브랜딩 이후에도 게임의 핵심 콘텐츠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실제 선수들의 이름, 능력치, 외형이 라이센스를 통해 게임에 반영되며, 유저는 자신만의 드림팀을 구성해 다양한 게임 모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현실에서는 절대 같은 팀에 있을 수 없는 선수들을 한 스쿼드에 모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유소년 시절 훈련만 하고 해외 빅리그를 직관한 적은 없었는데, 게임에서는 그 선수들을 직접 조작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출시 전 홍보에서는 FIFA 시리즈와 유사한 그래픽과 플레이 경험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FIFA 16에도 미치지 못하는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경기장 잔디는 초록색 페인트를 칠한 듯한 느낌이고, 선수들의 페이스 스캔이나 유니폼 디테일도 기대 이하였습니다. 체감 또한 각목스럽고 둔탁해서, 콘솔 FIFA를 기대하고 유입된 유저들이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임 모드별 특징과 실제 플레이 경험
FC 온라인에는 여러 게임 모드가 있지만, 실제로 활발하게 운영되는 모드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각 모드의 특징과 제가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리그 모드는 클럽을 선택해 초보자부터 얼티메이트까지 난이도별로 진행하는 모드입니다. 전작에서는 최종 보상 때문에 종종 플레이했지만, FC 온라인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급속도로 발생하면서 리그 보상의 가치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현재는 매일 제공되는 무료 시뮬레이션으로 선수 경험치를 올리는 정도로만 활용되며, 사실상 버려진 콘텐츠입니다. 리그 경기 도중 상대 팀이 골을 넣으면 세레머니가 스킵되지 않는 버그가 있는데, Q키와 Z키를 동시에 누르면 해결됩니다.
스페셜 매치는 평범한 클래식 모드부터 헤더 & 발리 모드, 노룰 모드, 퍼스트 투 모드, 서바이벌 모드, 롱 레인지 모드 등 다양한 친선 경기를 포함합니다. 이 중 노룰 모드가 출시 당시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친구들과의 플레이나 선수 실험 정도로만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대 3대3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지만, 친구가 아닌 다른 유저와 매칭을 시도하면 수십 분째 매칭이 안 잡히는 상황을 겪게 됩니다.
스쿼드 배틀은 매주 다른 스쿼드 17개의 AI를 상대로 점수를 획득해 보상을 얻는 모드입니다. 초기에는 참여도가 높았으나, 현재는 난이도가 극악으로 상승하면서 사실상 사장된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AI의 능력치 보정이 너무 심각해서, 표기된 능력치를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속력 60대 센터백이 속력 110 이상의 윙어를 가볍게 따라잡고, 피지컬 경합에서도 항상 AI가 유리합니다. 슈퍼 챔피언스급 실력자들도 1골을 넣고 공을 돌리기에 바쁘며, 패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큰 문제는 AI가 교체를 통해 급여 제한을 초과하는 스쿼드로 운영할 수 있는 버그인데, 넥슨은 이를 수정하는 대신 게임 도중 AI 팀의 급여 표시 자체를 없애버렸습니다.
볼타 라이브는 2020년 4월 업데이트로 추가된 4 vs 4 풋살 모드입니다. 각 플레이어가 자신이 보유한 선수 중 하나를 선택해 플레이하며, 골키퍼는 AI가 맡습니다. 간단한 조작키로 어려운 개인기를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오프사이드를 포함한 모든 반칙이 허용됩니다. 초창기에는 큰 인기를 끌었으나,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현재는 몰락한 상태입니다. 저는 볼타 라이브를 꽤 즐겼는데, 빠른 템포와 개인기 위주의 플레이가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공식 경기 체감 개선 이후 꼼수 플레이 위주로 변화하면서 흥미를 잃게 되었습니다.
게임 모드별로 볼 때 FC 온라인은 초기 콘텐츠 기획은 다양했지만, 지속적인 밸런싱과 업데이트 부재로 인해 대부분의 모드가 사장되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활발하게 플레이되는 건 기본적인 대전 모드 정도이며, 나머지는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는 수준입니다.
능력치 시스템과 실제 게임 체감의 괴리
FC 온라인의 선수 능력치 시스템은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주요 능력치와 그 영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공격 관련 능력치:
- 속력(Sprint Speed): 선수의 최고 속도
- 가속력(Acceleration): 최고 속도까지 도달하는 시간
- 골 결정력(Finishing): 페널티 박스 내 슛 정확도
- 슛 파워(Shot Power): 슛의 강도와 속도
- 중거리 슛(Long Shots): 박스 바깥 슛 정확도
패스 및 볼 컨트롤:
- 짧은 패스(Short Passing): 그라운드 패스, 스루 패스 정확도
- 시야(Vision): 롱패스 정확도와 동료 포착 능력
- 크로스(Crossing): 크로스 정확도
- 커브(Curve): 슛이나 패스를 휘게 하는 능력
- 드리블(Dribbling): 드리블 시 공 유지 능력
- 볼 컨트롤(Ball Control): 공을 받거나 드리블할 때 중요
피지컬 및 수비:
- 몸싸움(Strength): 경합 시 버티는 능력
- 스태미나(Stamina): 체력 소모 속도
- 적극성(Aggression): 침투나 수비 가담 능력
- 점프(Jumping): 제공권
- 밸런스(Balance): 태클 상황에서 슛 정확도에 영향
- 헤더(Heading Accuracy): 헤더 정확도
골키퍼 능력치:
- GK 다이빙: 정확한 위치로 다이빙하는 능력
- GK 핸들링: 공을 깔끔하게 잡는 능력
- GK 킥: 킥 정확도와 거리
- GK 반응속도: 반응 속도
- GK 위치 선정: 크로스나 역습 상황에서 유리한 위치 선점
매주 점검마다 선수들의 기량을 반영한 라이브 퍼포먼스가 업데이트됩니다. 이는 전작의 라이브 부스트와 비슷한 개념으로, 실제 경기 퍼포먼스에 따라 능력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건, 표기된 능력치와 실제 체감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특히 스쿼드 배틀에서는 AI의 능력치 보정이 심각해서, 능력치를 전혀 신뢰할 수 없습니다. 속력 수치가 30 이상 차이 나도 AI가 유리하고, 피지컬 경합에서도 항상 밀립니다. 일반 대전에서도 네트워크 상태나 소위 '보정'이라 불리는 요소 때문에 능력치 높은 선수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임의 현실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
FC 온라인을 오래 플레이하면서 느낀 건, 이 게임이 축구 시뮬레이션이라기보다는 넥슨의 수익 모델에 최적화된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전체적인 게임 완성도는 수준 이하이며, 소위 '억까'라 불리는 불합리한 상황이 일상적입니다. 수비 시 커서 변경이 먹통이 되거나, 골키퍼가 정면 패스를 상대에게 굴려주는 황당한 버그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네트워크 연결도 불안정해서 멀쩡히 이기고 있다가 갑자기 튕기는 경우가 있고, 드롭핵을 의심할 만한 상황도 종종 발생합니다. 유저들의 인성 문제도 심각해서, 채팅으로 시비 걸리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1대1 경기에서는 그냥 채팅을 끄는 게 마음 편합니다.
그럼에도 FC 온라인이 국내 축구 게임 1위를 유지하는 건, 진입 장벽이 낮고 PC방 전용 혜택이 있어 자연스럽게 유저가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직접 축구를 뛸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유일한 대안이고, 현실 선수들을 조작할 수 있다는 매력은 분명히 있습니다.
제가 축구를 그만두고 FIFA를 시작했을 때, 이 게임이 완벽한 대체재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축구에서 완전히 멀어지지 않게 잡아준 건 사실입니다. 지금도 성남FC 직관을 가고 FIFA를 하면서, 여전히 축구를 좋아하는 제 모습을 확인합니다. 다만 게임 자체의 품질은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고, 넥슨의 운영 방식도 유저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축구 게임을 기대하기보다는, 축구 관련 콘텐츠 중 하나로 접근하는 게 속 편한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