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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 경기장 공기가 달라졌다 — 성남FC 직관 10년의 분위기 변화

by 스포츠리서치 2026. 3. 10.

경기장 가는 길에 "오늘 분위기 어떨까" 생각하는 분들 많을 겁니다. 저도 성남 경기 보러 탄천 가면서 항상 그런 생각을 합니다. 예전이랑 지금 경기장 공기가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거든요. 완전히 다른 팀이 된 건 아닌데, 관중석에서 나는 소리나 경기 전 기대감 같은 게 달라진 것 같습니다. 팀 성적이 좋을 때와 힘들 때 경기장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는지, 그래도 변하지 않는 건 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성남FC 홈 경기장 탄천종합운동장
성남FC 홈 경기장 탄천종합운동장

성남FC 경기장, 예전과 지금의 팬 문화 차이

탄천종합운동장에 처음 가본 게 201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당시 성남 일화 천마는 2010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 최강 타이틀을 거머쥔 상태였습니다. 그때 경기장 분위기는 관중 숫자보다 응원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렸던 기억이 납니다. 골 하나 터지면 경기장 전체가 흔들리는 느낌이었고, 그 순간만큼은 관중석과 필드가 하나로 연결된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 '홈 어드밴티지'란 단순히 익숙한 경기장에서 뛴다는 지리적 이점을 넘어, 팬들의 감정적 에너지가 선수들의 경기력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현상을 의미합니다. 스포츠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관중석의 함성과 응원이 선수의 플레이 강도, 집중력, 심지어 체력 소모에도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성남이 2001년부터 2003년까지 K리그 3연패를 달성했던 시기를 보면, 홈 경기 승률이 70%를 웃돌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하지만 2013년 시민구단으로 전환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일화 천마라는 이름이 성남FC로 바뀌었고, 상징이었던 천마가 성남시의 시조인 까치로 변경되었습니다. 전통의 노란색 유니폼도 검은색 계열로 바뀌었죠. 이런 변화가 팬들에게는 꽤 큰 충격이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이때부터 진짜 지역 연고를 지키려는 팬들의 모습이 더 선명해졌다고 봅니다.

요즘 탄천 가면 조용한 날도 있습니다. 예전처럼 갑자기 터지는 순간이 줄어든 느낌이에요. 그래도 응원하는 사람들은 계속 같은 자리에서 목소리 내고 있고, 황기청년단 같은 서포터즈가 분위기를 이끌고 있습니다. 2012년 시즌 막판, "위대한 성남은 죽었다"는 구호가 나왔던 경기를 직접 봤는데, 그때 느낀 건 팬들의 실망이 아니라 기대였습니다. 실망했다면 경기장에 오지 않았을 테니까요.

K리그 관중 문화 연구를 보면 2000년대 이후 꾸준히 변화해왔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특히 성남FC는 재정 위기와 2016년 강등을 겪으면서 팬층의 세대 교체도 일어났습니다. 젊은 팬들은 SNS로 응원 문화를 공유하고, 기성 팬들은 여전히 경기장을 지키는 방식으로 나뉘었죠. 이런 변화 속에서도 홈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핵심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오래된 팬들이 같은 자리에서 계속 응원한다
  • 팀 성적과 무관하게 경기 시작 전 기대감을 공유한다
  • 경기 끝나고 아쉬워하는 모습이 예전과 비슷하다

팀 성적이 경기장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

연승 흐름 탈 때와 연패 중일 때 경기장 공기는 확실히 다릅니다. 2015년 시즌 11연속 무패 행진을 기록하며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을 때를 떠올려봅니다. 그때는 경기 시작 전부터 관중석에서 "오늘 괜찮을 것 같은데"라는 얘기가 들렸고, 응원 소리도 자연스럽게 커졌습니다. 선수들이 몸 풀 때부터 박수가 터져 나왔고, 킥오프 휘슬이 울리기 전에 이미 분위기가 달아올랐죠.

반대로 2017년 시즌 개막 후 10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로 떨어졌을 때는 달랐습니다. 같은 자리에 앉았는데도 주변이 조용했고, 응원은 계속 했지만 분위기가 바로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그때는 "오늘도 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경기장 전체에 깔려 있었던 것 같아요. 득점이 나와도 환호보다는 안도의 한숨이 먼저 나왔습니다.

여기서 '원정 다득점 원칙'이란 홈&어웨이 방식의 토너먼트에서 총 득점이 같을 때, 상대 경기장에서 넣은 골이 더 많은 팀이 승자가 되는 규칙을 말합니다. 2016년 성남이 강원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것도 이 규칙 때문이었습니다. 홈에서 1-1, 원정에서 0-0으로 비겼지만 강원이 탄천에서 넣은 골이 있어 승격했죠. 이 경기를 직접 봤는데, 경기 끝나고 관중석 분위기가 참담했던 게 아직도 기억납니다.

팀 성적과 경기장 분위기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자료를 보면, 홈 팬의 응원이 실제로 팀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특히 접전 상황에서 관중의 함성이 선수들의 체력 회복 속도와 판단력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성남 팬들이 힘든 시즌에도 경기장을 찾는 건 단순한 응원이 아니라 팀의 실질적인 전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경기장 분위기가 성적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2019년 시즌 성남이 K리그1 복귀 후 9위로 마감했을 때, 강등권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컸지만 경기장에서 느낀 건 그게 아니었습니다. 팬들이 "다음 시즌엔 더 잘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품고 있었고, 그 기대가 경기장 공기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2022년 시즌 조기 강등이 확정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김천 상무와의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K리그2 강등이 현실화되었는데, 그 소식 듣고 다음 홈 경기 갔을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에 있었습니다. 다들 복잡한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경기 시작 기다리는 순간만큼은 예전이랑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선수들 몸 풀고 있고, 관중석에서 하나둘 자리 채워지고. 그 장면 보면서 "아 또 경기 보러 왔구나" 싶었습니다.

경기장 분위기를 결정하는 건 결국 사람입니다. 성적이 좋으면 사람들이 더 많이 오고 소리도 커지지만, 성적이 나빠도 오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이 분위기를 붙잡고 있습니다. 저는 그게 홈 경기장의 진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탄천종합운동장은 조명탑도 없던 천안오룡경기장 시절을 거쳐, 2000년 성남으로 연고 이전 후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연패를 달성한 성남 일화의 홈이었고, 2010년 ACL 우승의 기쁨을 함께한 공간입니다. 2013년 시민구단 전환 이후에도 2014년, 2015년 FA컵 우승을 거머쥔 곳이죠. 강등과 승격을 오가는 힘든 시기에도 팬들은 이곳을 찾았습니다. 성적과 관계없이 경기 시작 전 설레는 그 순간, 선수들이 필드에 나올 때 터져 나오는 박수, 경기 끝나고 함께 아쉬워하는 그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성남FC 홈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탄천에서 또 어떤 순간들이 만들어질지 기대하며, 저도 계속 경기장을 찾을 생각입니다.


참고: https://ko.wikipedia.org/wiki/%EC%84%B1%EB%82%A8_FC
https://www.kfa.or.kr
https://www.sportpsycholo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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